인플레이션 압력 때문에 미 연준이 금융정책 조정을 선언하자 신흥시장 리스크가 커졌다.

미국에서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이 진행되면 달러 시세가 뛴다. 그럼 신흥시장은 통화 시세가 떨어지므로 해외자본 조달에 비용이 더 든다. 그렇잖아도 신흥시장은 최근 공공 부채 부담이 급증한 상태다. IMF에 따르면 신흥시장 평균 정부 총부채는 2019년 이후 거의 10%포인트 늘어, 작년 말까지 국내총생산(GDP)의 64%에 달한다. 미국과 달리 경제 회복이 상대적으로 부진하고 노동 시장도 썩 견실하지 않다.

그렇더라도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이 완만히 진행된다면 달러 시세 상승이 신흥시장에 큰 충격을 주진 않을 것이다. 자본조달비용이 늘더라도 어느 정도는 상품 수출을 늘려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이 급하게 진행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아 일제히 긴축 모드로 돌입할 수 있다. 만약 미국의 수요 둔화, 무역 둔화까지 잇따르면 신흥시장에서는 자본 유출과 통화 시세 폭락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미 일부 신흥국은 글로벌 긴축 위기에 대응하고자 통화정책 조정에 착수했다. 통화정책 조정엔 어떤 경우든 자국 통화가치 하락을 허용하고 기준금리를 올리는 방안이 포함될 수밖에 없다. 일부 국가는 급증한 부채와 인플레이션으로 취약해진 경제 체질을 보완하기 위해 재정지원까지 줄일 채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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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유행 와중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다.
얼마 전만 해도 곧 잦아들 것 같았지만 이젠 예상 밖으로 길게 갈 기세다. 다만 나라마다 압력의 세기는 크게 다르다.

최근 IMF 측정치로 볼 때 선진국에서는 미국 영국 캐나다 순으로 근원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다. 반면 유로 지역은 압력이 높지 않다.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도 대체로 압력이 낮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시아 국가 치고 높은 편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나 경기 회복 강도가 나라마다 다르므로 정책당국의 물가 대응도 나라별로 차이가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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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발생 이후 후진국들이 백신을 확보하지 못하자 WHO 등이 ‘선진국만 접종해서는 팬데믹 종식이 어렵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상황이 별로 개선되지 않았고 결국 오미크론 변이가 출현했다.

후진국권의 백신 부족 사태는 오미크론 발생지로 추정되는 아프리카가 특히 심각하다.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의 백신 접종 완료자는 지난달 15일 현재 전체 인구의 약 4%에 그친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는 올해 세계에서 경제 성장세가 가장 낮을 것으로 전망되는 지역이다. IMF는, 이대로 이 지역에 백신 없는 실질 GDP 저하가 이어지면 사회 정치 불안정이 길어지면서 아프리카 대륙은 물론 세계에 더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선후진국 막론하고 백신이 빨리 분배될 수 있도록 선진국들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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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사태가 글로벌 불평등을 키우고 있다. 
최근 세계은행(World Bank) 조사에 따르면 작년에 세계 상위 20% 소득계층은 평균 기대소득(expected income)의 약 5%를, 하위 20% 계층은 약 6%를 잃었다. 
올해는 어떨까? 상위 20%는 작년에 입은 손실을 절반쯤 회복하지만 하위 20%는 소득을 5% 더 잃을 전망이다.  

글로벌 불평등 연구자로 유명한 경제학자 브랑코 밀라노비치(Branco Milanovic, 뉴욕시립대)와 세계은행 등에 따르면 팬데믹 발생 전 세계는 국가 간 소득 격차(income inequality)를 계속 줄여왔다. 1988년부터 2021년까지 국가 간 소득 격차는 1993년부터 2017년까지 34% 줄었다. 2013~2017년 사이엔 3.8% 줄었다. 주로 중국, 인도 등 아시아에서 경제개발이 진전된 덕이다.

하지만 팬데믹 발생 이후 상황은 반전했다. 2017~2021년 사이 국가 간 소득격차는 1.2%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염병 사태가 없었다면 해당 기간 격차도 이전 추세를 따라 2.6% 줄 것으로 예상됐었다. 최근 5년간 줄어든 격차를 코로나 사태가 직접 상쇄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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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 미국의 인플레이션(12개월 근원 개인소비지출 인플레이션, 식량·에너지 제외)이 1990년대 초반 이후 최고치인 연 3.6%까지 높아졌다. 주로 공급 차질과 억눌린 수요, 가계 저축 증가 탓이다. 그러나 이달 피터슨경제연(PIIE) 관측으로는 지금처럼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내년을 넘기진 않는다.

내년엔 지금 같은 공급 압력과 인력 부족 사태가 잦아들면서 물가상승률이 수그러들지만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예상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연준이 내년에 한번, 내후년엔 세 번 이상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더 적극적으로 통화를 긴축할 것이다. 긴축이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지만, PIIE는 연준이 시장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예고함으로써 충격을 줄일 수 있으리라고 낙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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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가 녹색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펀드, 곧 지속가능 펀드(SF: Sustainable Funds)를 향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속가능 펀드는 재무 수익뿐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므로 기존 펀드와 다르다. 일부는 환경 문제, 일부는 기후변화 완화에 집중한다. 펀드 중에서는 지속가능 펀드로의 순유입이 2020년부터 급성장 추세다. 하지만 펀드 규모로 보면 지속가능 펀드는 아직 전체 투자 펀드 중 극히 일부다. 2020년 말 지속가능 펀드 규모는 총 3조6000억 달러로 전체 투자 펀드의 7%에 그친다.


현재 글로벌 투자 펀드 산업 규모는 약 50조 달러. IMF 분석에 따르면 향후 세계가 녹색 경제로의 전환을 보려면 광범위한 규제와 금융정책을 수반한 강력한 재정정책에 더해 20년간 20조 달러의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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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경제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일시적인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한 듯하다. 공급 사이드에서는 일부 부문에서 병목 현상이 나타나는데 역시 일시적이라거나 지속되리라는 식으로 견해가 엇갈린다.

대표적 비관론자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는 최근 기고(The Stagflation Threat Is Real, PS 2021.9.5) 등에서 중장기적으로 미국을 포함한 세계에 인플레이션과 공급 부족으로 인한 불황이 함께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전망한다.

첫째, 수요 측면에서는 전염병 사태가 좀처럼 해결되지 못하면서 주요국이 재정과 통화를 푸는 정책을 쉽사리 거두기 어렵고 그러는 사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진다고 봐서다.

둘째, 공급 측면에서는 근래 고조되는 탈세계화(deglobalization)와 보호무역주의, 전염병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공급망 훼손, 선진국과 주요 신흥시장의 고령화, 상대적으로 가난한 지구 남부에서 부유한 북부로의 이주를 막는 이민 규제의 강화 추세, 갓 시작된 미-중 냉전이 세계 경제를 분열시킬 위험이 커지는 경향, 이미 농업에 타격을 입혀 식량 가격 폭등을 야기하고 있는 기후 변화 등이 중장기적으로 공급 부족을 심화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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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이 보급되면서 글로벌 경제 회복이 기대되고 있다. 최근 IMF는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을 6%으로 예측했다. 경제 회복과 함께 억눌린 수요와 공급망 병목 현상이 물가 상승을 압박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2022년 인플레이션은 팬데믹 이전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게 IMF 예상이다. 이유는 3가지.

첫째, 지금 나타나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 중 상당 부분은 일시적이며, 관광여행 분야처럼 전염병에 큰 영향을 받아 비정상적으로 낮았던 지난 해 물가와 비교한 수치이기 때문이다.

둘째, 대부분의 국가에서 전반적 고용률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훨씬 밑돌고 있다. 일부 부문에서 급격한 임금 상승이 있지만 전반적인 임금 상승률은 정상 범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백신 보급으로 보건 지표가 개선되고 예외적인 소득지원 대책이 만료됨에 따라 그간 기업을 압박했던 채용난이나 임금 상승 압력도 완화될 전망이다.

셋째,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여전히 안정세다. 게다가 노동시장 침체에 따르는 물가 변동의 민감도를 낮추는 자동화 같은 요소가 팬데믹을 통해 더 강화됐다.

*보기 그림은 선진국, 신흥국, 개도국 경제권의 전년비 소비자물가상승률(CPI, 중위값 median, %) 추이를 각각 표시했다. 점선은 선진국과 신흥국 경제권의 근원물가지수(core CPI: 농산물과 에너지 가격 등 계절적 변동성이 심한 부분을 뺀 CPI) 추이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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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철학(political philosophy)은 어떤 사회를 만들어야 정의로운지, 개인은 사회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윤리적으로 옳은지를 주요 테마로 연구한다. 현대 정치철학 대가로 두 미국인, 존 롤스John B. Rawls와 로버트 노직Robert nozick이 있다.

롤스나 노직이나 사회가 개인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고 보는 자유주의자인데, 차이가 있다. 롤스는 국가가 가난한 사람들의 경제적 불평등을 시정하려고 노력하는 게 정의롭다고 말하는 진보파다. 정부가 부자들에게서 세금을 걷어 빈자를 위해 써야 한다고 본다. 노직은 그럴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보수파다. 세금을 적게 걷는 작은 정부를 지지하고, 사회의 경제적 불평등에 부자가 딱히 책임질 필요 없으며, 누구나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할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전염병이 창궐한 요즘 세계 도처에서 로버트 노직의 주장을 왜곡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마스크 쓰고 안 쓰고는 내 자유다. 내가 마스크 안 쓰고 주사 안 맞는 게 남에게 무슨 피해 끼치나, 난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할 권리가 있다”며 정부의 방역 조치를 거부하는 이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행동이 집단 방역을 무력화하고 전염병 사태 해결을 지연시켜 남에게 피해를 끼치고 경제적 약자들의 희생을 키운다는 사실을 외면한다. 개중에는 정권이 바뀌는 게 자신에게 득이다 싶어 정부의 방역을 열 올려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간단히 말해 남이야 어떻게 되든 나만 살면 된다는 처신이다.

지금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할 권리가 있다’며 마스크 착용이나 예방접종을 피하는 이들은 폴 크루그먼Paul Krugman이 하는 말을 빌리면 자유주의자(libertarians)가 아니라 사회의 진보를 막는 반동분자들(reactionarie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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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Worold Bank)이 올해 1월 내놓은 글로벌 생산(output) 수준 예측이다.

2010년 물가와 시장환율을 기준으로 미 달러로 표시했다.

 

2019년 이후 갈라지는 4개의 선 중 맨 위의 것은 글로벌 생산이 코로나 사태 없이 2010~2019년의 성장률 추세를 따라 성장했을 경우를 그린 것이다.

 

위에서 두 번째 청색 선이 향후 가능한 성장 추세를 예측한 베이스라인이다. 예측 시점은 2020 10.

 

세 번째 선은 코로나 사태에 따른 의료 부담의 연장, 백신 접종 지체, 광범위하게 퍼진 부채 부담 등의 문제로 베이스라인보다 성장세가 느려질 경우를 예측한 것이다. 이 경우 글로벌 생산 수준은 2022년이면 코로나 이전 2019(83.983조 달러) 수준에 이르게 된다.  

 

맨 아래 붉은 선은 성장이 더 심하게 느려질 경우를 예측했다. 이 경우 글로벌 생산 수준은 2023년에야 코로나 사태 직전인 2019년 수준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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