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경제의 주요 관심사는 유럽, 그 중에서도 그리스를 빼놓을 수 없다. 그리스에선 올해 초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급진파 정부가 새로 들어섰다.

 

그리스는 지난 2010년 재정위기를 맞아 EU 등에서 구제금융을 받고 나서 긴축정책을 요구받고 있는데, 긴축으로 국민의 불만이 높아진 결과 급진 정권이 창출됐다. 새 정부는 대뜸 EU 측에 긴축정책을 거절한다며 재협상을 제의하고 나섰다.

 

채무국 그리스가 속된 말로 ‘배째라’는 식으로 나서자 유럽과 세계가 사태의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독일 등 유로존 국가들은 그리스 국채를 90% 이상 쥐고 있다. 그리스가 ‘디폴트’를 하면 빚 부담이 채권국으로 넘어간다. 그리스 경제도 파탄나고  EU도 큰 타격을 입는다. 그리스가 EU를 이탈할 수도, EU 안에서 또 다른 그리스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그리스나 EU나 협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스는 지금 15∼24세 청년 실업률이 62%다.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177% 규모로 부풀었다. 경제가 나쁘다 보니 국민과 정부의 정서가 거칠다. 그렇다고 유럽이 그리스 문제를 속 시원히 해결할 방도도 없다. 유럽은 전반적으로 재정적자와 경기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유럽 경기가 부진한 탓에 세계 경기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럽뿐 아니다. 따지고 보면 세계 경제는 아직도 지난 2008년에 발생한 미국 발 금융위기의 후유증으로 장기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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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에 추천하는 연구보고서 ]


박종규, 한국경제의 과제: 임금 없는 성장과 기업저축의 역설

           한국금융연구원 2013.12.31 간  

 

-보고서 내용 소개-


지금 우리 경제는 장기불황의 한가운데에 있고, 장기불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2008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임금 없는 성장기업저축의 역설때문이다.


우리 나라 임금노동자들의 실질 노동생산성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질임금은 햇수로 6년째 정체되어, 노동생산성과 실질임금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우리 경제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반면 기업저축은 최근 가계와 내수를 고사상태로 몰아갈 정도로 과도하게 증가하고 있다. 국민경제가 창출해내는 부가가치가 기업으로 지나치게 쏠려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우리 경제의 무기력증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가계는 실질임금이 늘지 않으니 소득 정체를 면치 못하고, 투자를 해서 일자리를 늘리고 실질임금을 늘려줘야 할 기업은 저축에 열중하고 있으니 경제가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다.


우리 경제가 불황을 벗어나려면 지금처럼 불균형한 소득 배분 메커니즘을 바로 잡아야 한다. 기업들이 실질임금을 생산성에 맞춰 올려줘야 하고 저축보다 투자와 고용을 늘려 임금 없는 성장’을 해소해야 한다. 


기업이 저축을 늘리는 바람에 국민경제가 부진해지는 지금 같은 기업저축의 역설(paradox of corporate thrift)도 해소해야 한다이것 없이 단기 경기대책을 써봤자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래서 패러다임을 바꾸는 대대적 구조개혁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의 동반성장, 경제 민주화가 필요하고 비금융 기업의 금융소득에는 과세를 강화해서 기업저축에 대한 인센티브를 줄여야 한다만약 이런 방안으로도 효과가 나지 않는다면 법인세 인상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는 법인세율을 내려, 기업들이 줄어든 세 부담을 투자 확대로 돌려줄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기업은 투자와 고용을 늘리기보다 저축에 골몰했다. 계속 그런다면, 차라리 정부가 법인세를 더 걷어 가계에 보태주는 것이 기업저축을 줄이고 가계소득을 늘려 국민경제의 활력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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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포함해 아시아의 인플레이션 파고가 급속히 높아지고 있는 지금, 해외에서는 아시아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 타격을 입고 아시아로부터 선진국들로 스태그플레이션이 수출되면서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치는 시나리오가 나돌고 있다....)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나?

아시아 내부만 들여다보면, 아시아 국가들이 1997~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일제히 금리와 통화 시세를 낮게 유지해 수출과 성장을 촉진하는 정책을 지속했고 그 결과 상당한 성과를 거둔 뒤에도 정책을 바꾸지 않고 유지했던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아시아 각국에서는 그동안 금리와 통화 시세를 낮게 유지해 수출에 성과를 내면서 외환보유액과 무역흑자가 급증하고 높은 성장률을 지속했다. 그 대신 인플레이션이 점증했다.

 한동안 상당한 성장을 이룬 대신 인플레이션 파고가 높아진 상황을 감안하면 진작 중앙은행들이 나서서 정책금리를 올림으로써 인플레이션을 선제적으로 억제하는 노력을 해야 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이유는?


21세기 들어 미국이 저금리 정책을 쓰면서 국제자금이 아시아로 유입되어 아시아 통화 시세를 높이는 압력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통화 시세가 오르면 수출에 불리한 여건이 조성되는데, 그 위에 정책금리까지 오르면 통화 시세를 더 높이는 결과가 빚어지고 수출 감소와 경기 하락까지 부를 가능성이 있다.

 즉 아시아 각국에서는 미국의 통화(달러) 완화 정책으로 인해 통화 시세가 올랐고 그 바람에 인플레이션 파고가 높아지는데도 중앙은행이 나서서 정책금리를 올릴 필요성 내지 명분을 찾지 못했던 것이다. 이걸 두고 해외에서는 아시아 각국의 중앙은행이 미국으로부터 통화 완화 환경을 수입한 셈이라고 말하는데, 이것은 결과적으로 아시아 경제에 독이 됐다.


아시아에 남은 것은 인플레이션이 한층 가속되면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각국의 실질금리(명목이자율―인플레이션율) 는 평균 -1.7%로 이미 마이너스 수준이며, 이는 10년 전 금융위기 전후 수준보다 크게 낮다.(UBS은행)


지금이라도 아시아가 서둘러 긴축 정책을 펴지 못하면 발등의 불로 닥친 비용인상 인플레이션은 만성적 인플레이션으로 넘어가고, 다음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긴축정책을 펼 경우 국민경제에 단기적으로 고통이 오고 국민의 정치적 불만이 높아질 텐데 아시아 각국에서 집권 정부, 여당이 그런 정치 비용을 치르려 하겠느냐 하는 것이다. 이 문제는 간단치 않다. 긴축정책은 인기가 없으니까.

 그렇다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정책 대응을 미룰 만큼 아시아의 경제 사정이 온전한 것도 아니다. '긴축정책은 인기 없다' 해서 자꾸 미루기만 하다가는, 나중엔 원하든 않든 훨씬 더 강도 높은 긴축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릴 수 있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 격이 되고, 국가경제가 겪는 경제적 어려움은 더 커질 수 있다.


아시아에서 인플레이션이 거침없이 진전되면서 서방 관측통 사이에서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각국 정부에 국내 및 수입 물가 상승세로 인해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할 능력이 있는지, 그렇게 하려는 정치적 의지는 있는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끝) -경제교육연구소 곽해선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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