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물가 급등세는 우리나라뿐 아니다. 아시아 전역에서 인플레이션 파고가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가장 심한
베트남은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5.2%로 폭등했다. 태국도 7.6%로 뛰어 10년 만에 최고 기록을 냈다.
 전체 아시아 개도국의 4월 평균 상승률은 7.5%. 최근 9년 반 사이 최고치에 가깝고 한 해 전 3.6%에 비하면 두 배 이상 높다.
 중국에서는 올 들어 5월까지 4개월에 걸친 연평균 인플레이션율이 8.3%로 치솟았다. 1990년대 중반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기할 것은, 지금 아시아 각국에서 급증하는 물가상승률의 주요 부분이 에너지와 식료품이라는 점이다.

에너지와 식료품값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은 아시아뿐 아니라 전체 세계가 다 경험하고 있는데, 아시아만 특기할 이유가 무엇인가.


 아시아 개도국들은 서방 선진국과 달리 식품 가격 상승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아시아 개도국들은 서방 선진국들에 비해 국내 지출에서 기초식품이 차지하는 부분이 매우 크다. 우리나라에선 식품이 소비자물가 구성 품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로 비교적 작지만 중국은 33%, 인도는 57%다. 식품 가격 상승으로부터 받는 경제적 타격이 선진국보다 훨씬 클 수밖에 없다.


아시아 각국이 향후 생필품 가격 상승을 포함한 인플레이션 기세를 제어할 수 있다면 모르되 그러지 못하고 인플레이션이 만성화한다면 생필품값 급등세를 감당하지 못하는 빈곤층의 불만이 집권세력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져 정치 갈등이 야기될 가능성이 있다.


 그럴 경우 아시아 각국 정책당국은 경제합리적 결정보다는 여론에 밀려 뒤늦은 인플레이션 억제 조치를 내놓기 십상이고, 그런 때 나오는 인플레이션 억제 조치란 극단적으로 강력한 것이 되기 쉬워, 경제를 단번에 불황으로 떨어뜨릴 위험성이 있다.


 문제는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만성화할 가능성이 있느냐 하는 것인데, 지금 아시아 개도국 경제 상황을 보면 인플레이션 압력을 막을 만한 조치를 내놓지 못하고 있어서 그럴 가능성이 있다.


 만약 이대로 인플레이션이 제어되지 못한다면 아시아는 다시 한 번 경제대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번엔 외환위기였지만 이번엔 스태그플레이션이다. (계속) -경제교육연구소 곽해선 소장

Posted by 300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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