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인플레이션 파고가 급속히 높아지고 있는 지금, 해외에서는 이미 아시아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 타격을 입고 아시아로부터 선진국들로 스태그플레이션이 수출되면서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치는 시나리오가 나돌고 있다.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 스티븐 로치(Stephen Roach)가 6월 13일자 파이낸셜타임스(
Financial Times)에서,‘아시아에서 만들어진(made in asia) 새로운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한 것이 전형적인 예다.


 스티븐 로치에 공감하는 다른 논조도 있다.
아시아는 인플레이션에 버틸 수 있을까?’(Rise in the east: Could Asia buckle under the burden of inflation? / Chris Giles & Raphael Minder)를 제목으로 단 파이낸셜타임스(FT) 최근 기고는, 올 들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인한 구미 지역의 신용위기와 실물경기 퇴조에도 불구하고 세계에 널리 받아들여졌던 글로벌 경제에 대한 낙관을 수정할 때가 왔다고 주장한다.

요지는 이렇다.


6개월 전만 해도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은 고성장ㆍ저물가를 자랑했고, 세계의 다른 국가들은 아시아를 부러워했다.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 사태가 터진 뒤 미국과 유럽이 겪고 있는 신용위기를 지켜보면서 아시아가 주로 우려했던 것은 신용위기가 아시아에 어떤 타격을 입힐 것인가 하는 문제였고, 이에 대해서는 미국ㆍ유럽의 경기 둔화가 아시아 지역의 수요 증가로 인해 누그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히려 미국과 유럽의 수요 둔화로 당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드는 효과까지 볼 수 있으리라고 낙관했다. 그러나 이런 계산은 빗나갔다. 미국의 소비자 수요를 둔화시킬 뿐 아니라 아시아 경제에 가장 큰 대외 충격을 미치는 존재는 바로 인플레이션이었다.’


사실이 그렇다면 올해 그리고 내년의 세계 경제는 지금까지 많은 경제전문가들이 주로 낙관한 것처럼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 사태로 인한 충격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의 선전(善戰)으로 성장세를 그럭저럭 지탱해나가는 게 아니라,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 사태를 일으킨 구미 선진국에 질세라 아시아가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괴물을 만들어냄으로써 세계 경제를 난국으로 이끈다는 얘기가 된다. (계속) - 경제교육연구소 곽해선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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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물가 급등세는 우리나라뿐 아니다. 아시아 전역에서 인플레이션 파고가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가장 심한
베트남은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5.2%로 폭등했다. 태국도 7.6%로 뛰어 10년 만에 최고 기록을 냈다.
 전체 아시아 개도국의 4월 평균 상승률은 7.5%. 최근 9년 반 사이 최고치에 가깝고 한 해 전 3.6%에 비하면 두 배 이상 높다.
 중국에서는 올 들어 5월까지 4개월에 걸친 연평균 인플레이션율이 8.3%로 치솟았다. 1990년대 중반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기할 것은, 지금 아시아 각국에서 급증하는 물가상승률의 주요 부분이 에너지와 식료품이라는 점이다.

에너지와 식료품값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은 아시아뿐 아니라 전체 세계가 다 경험하고 있는데, 아시아만 특기할 이유가 무엇인가.


 아시아 개도국들은 서방 선진국과 달리 식품 가격 상승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아시아 개도국들은 서방 선진국들에 비해 국내 지출에서 기초식품이 차지하는 부분이 매우 크다. 우리나라에선 식품이 소비자물가 구성 품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로 비교적 작지만 중국은 33%, 인도는 57%다. 식품 가격 상승으로부터 받는 경제적 타격이 선진국보다 훨씬 클 수밖에 없다.


아시아 각국이 향후 생필품 가격 상승을 포함한 인플레이션 기세를 제어할 수 있다면 모르되 그러지 못하고 인플레이션이 만성화한다면 생필품값 급등세를 감당하지 못하는 빈곤층의 불만이 집권세력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져 정치 갈등이 야기될 가능성이 있다.


 그럴 경우 아시아 각국 정책당국은 경제합리적 결정보다는 여론에 밀려 뒤늦은 인플레이션 억제 조치를 내놓기 십상이고, 그런 때 나오는 인플레이션 억제 조치란 극단적으로 강력한 것이 되기 쉬워, 경제를 단번에 불황으로 떨어뜨릴 위험성이 있다.


 문제는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만성화할 가능성이 있느냐 하는 것인데, 지금 아시아 개도국 경제 상황을 보면 인플레이션 압력을 막을 만한 조치를 내놓지 못하고 있어서 그럴 가능성이 있다.


 만약 이대로 인플레이션이 제어되지 못한다면 아시아는 다시 한 번 경제대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번엔 외환위기였지만 이번엔 스태그플레이션이다. (계속) -경제교육연구소 곽해선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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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교육연구소 곽해선(郭海銑) 소장


인플레이션이 진전되면서 아시아 각국 정부에 물가 상승세로부터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가지 않도록 예방할 능력이 있는지, 그럴 정치적 의지는 있는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경제는 빠른 속도로 나빠지고 있다.
 

경제가 나쁠 때는 돈벌이가 시원찮아진다든지 물가, 금리가 급하게 오르곤 한다. 지금 우리나라에선 물가 오름세가 부쩍 심해지면서 돈벌이의 실질을 시원찮게 만들고 있다. 물가가 뛰면서 실세금리도 오름세이고, 장차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선제적 정책금리 인상을 고려해 볼 시점이 됐다.


 그러나 통화당국은 정책금리 변화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7월에도 금융통화위원회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5% 수준 그대로 11개월째 묶는 결정을 내렸다.
항간에서는 통화당국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는 풀이를 많이 한다. 물가 오름세가 급하기는 하지만 경기 악화 속도가 너무 빠르다보니 간단히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문제는, 지금처럼 통화당국이 중립을 지키는 가운데 물가가 오르고 경기는 나빠지는 상황이 이어지다 보면 끝내 불황 속의 인플레이션 곧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 닥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물가는, 지난 5월 4.9%로 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월 5.5%로 더 높이 뜀으로써 한국은행 기준금리(연 5%) 수준도 가볍게 올라섰다. 올해 1분기 5.8%를 기록했던 성장률은 하반기에 3%대로 떨어지고 3분기부터는 물가상승률이 경제상승률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하반기 평균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가 되면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각각 2.0%와 9.0%가 될 것(현대경제연구원)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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