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택 소유자에게 물리는 보유세(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는 올리고 거래세(취득세와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는 내리겠다 한다. 정부가 그런다고 의회가 순순히 동의해줄까? 어려울 것 같다. 


요즘 부동산 세제나 정책에 관해서는 국회 내 여야는 물론 정부-여당, 중앙정부-지자체 간에도 자주 손발이 안 맞는다. 그러니 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놓아도 시장이 움직이질 않는다. 


거래세 인하는 매매에 따르는 세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니 장기적으로 시장 거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보유세를 올리는 세제 개편도 집값이 높을수록 더 많은 세금을 지우는 방향으로 정비한다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러나 이 정책을 실행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많다. 


당장 정부와 지자체 간에는 취득세율을 내리면 지자체의 세수 부족을 뭘로 채우냐가 큰 논제로 되어 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더 큰 문제는 현행 취득세와 양도세제가 1주택자와 다주택자를 구분하느라 복잡하기 짝이 없게 되어 있는 점이다. 


주택 거래세제는 1, 2, 3주택 보유자에다 일시적 다주택자에 걸쳐 이런 경우 저런 경우를 구분하고, 구분한 것을 수시로 고치고, 한시적으로 조였다 풀었다 하기를 거듭하다 보니 이젠 앞뒤가 안 맞는 누더기처럼 됐다. 


단적인 예로 2, 3억원짜리 집을 두, 세 채 가진 사람은 세금을 왕창 내는데 10억원짜리 집을 가진 사람은 1주택자라는 이유로 한푼 안 낸다. 돈 많이 벌고 재산 많은 사람일수록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하는데 거꾸로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일이 이렇게 된 데는 다주택자를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모는 생각, 그런 생각을 부추겨 표를 얻으려는 정치 포퓰리즘, 제도 개혁을 빙자해 슬쩍 자기 이해를 끼워 넣는 날쌘 이들이 한몫 했다고 본다. 


많이 벌고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더 많은 세금을 낸다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집을 몇 채 가졌느냐가 아니라 보유주택 가액이 모두 얼마냐를 기준으로, 부자일수록 더 많은 세금을 걷으면 된다. 우리나라 부동산세제는 이렇게 단순한 논리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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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집 살 능력은 되지만 전세 산다는 이들이 꽤 있다. 집값이 떨어지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런데 전세는 매매와 달리 신경 쓰이는 문제가 있다. 보증금 확보에 필요한 대항력을 갖추는 일이다. 

보통 사람들은 등기부등본을 보고 가압류나 저당 같은 문제가 없으면 전입하고 확정일자를 받거나 전세권을 설정하면 되는 걸로 안다. 문제는 등기부등본만 봐서는 집주인의 세금 체납 여부를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이런 판례가 있다. 

A가 서울 강남에서 건물에 전세 계약을 했다. 등기부등본을 보고 근저당에 문제가 없는 걸 확인한 다음 전세권을 설정하고 건물에 입주했다. 그런데 어느날 건물에 가압류가 걸렸다. 건물주가 세금을 체납했다는 것. 건물은 경매에 부쳐졌다. 

그래도 A는 느긋했다. 전세권 설정을 해 놓았으니 경매 배당금을 먼저 받게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웬걸, 경매 배당금은 몽땅 세금으로 환수됐고 A는 전세보증금을 잃게 됐다. 

당황한 A는 세무서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결론은 패소. 가압류는 전세권 설정 뒤에 이뤄졌지만 세금 납기가 전세권 설정 시점보다 앞서니 세금이 먼저라는 것이었다. 

알아두자. 납세기일(납세고지일이나 납세액신고일)이 근저당권이나 임차권 설정일보다 앞서면, 압류가 언제 되든 세금이 먼저다. 그러니까 전세 들 땐 등기부등본만 볼 게 아니라 집주인의 세금 체납 여부까지 알아봐야 한다. 

주인이 세금 낼 걸 밀렸는지 알아보려면? 주인 동의를 받아 미납국세열람신청서를 작성해 관할 세무서에 내면 되지만, 이건 이론이다. 세 들면서 주인에게 ‘세 밀린 거 없느냐’고 물어보기 힘들고, 그러는 사람도 드물다. 임대인이 잘 협조해주지도 않는다. 그래서 피해자가 많다. 

이 문제(이른바 ‘체납전세’)를 개선하려는 뜻에서, 부동산중개인이 임대인의 세 체납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이 최근 발의됐다. 국회를 통과하면, 빠르면 하반기부터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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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연금이란 1가구 1주택자가 거주 주택을 은행에 담보로 맡기고 대출을 얻되 대출금을 연금 형태로 나눠 받는 금융상품이다. 집값과 나이를 감안해 산출한 정액을 평생 지급받으며 자기 집에서 살 수 있다. 재산의 주된 부분이 집 한 채인 사람에겐 노후대책으로 썩 괜찮은 상품이다. 


이 주택연금에 관련하여, 정부가 발표한 4.1부동산대책으로 두 가지가 달라진다. 


첫째, 현재는 부부가 다 만 60세 이상이라야 들 수 있는데, 앞으론 가입연령을 만 50세로 낮춘다. 이르면 6월부터 시행한다. 지금 우리나라 직장인 평균 퇴직연령이 53세 정도니까 앞으론 가입자가 늘어날 것이다. 


둘째, 일시금 인출제도도 달라진다. 지금은 연금 평가액의 50%는 일시불로 당겨 받을 수 있다. 이걸 앞으론 100%로 올린다. 집 잡혀 받은 연금으로 빚 갚고 내 집에서 계속 살 수 있다. 


이 제도는 하우스푸어에 유용하다. 빚은 밀리는데 집이 안 팔려 경매에 넘어갈 판인 하우스푸어 1, 집이 팔리더라도 대출금 갚고 나면 남는 게 없어 살던 집을 비워줘야 할 처지인 하우스푸어 2, 모두 주택연금에 들어 일시금 받아 빚 갚고 자기 집에서 계속 살 수 있다. 


두 가지 조치 모두 국민이 자기 재산을 활용할 여지를 넓혀준다. 이거 하지 마, 저거 하지 마… 식으로 규제하는 게 아니다. 이런 뜻에서, 정부의 금융정책 조치로는 모처럼 칭찬할 만한 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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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앙정부와 국회의 부동산 문제 대응이 매우 신통찮다.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12.7 부동산대책은 강남3(강남서초송파)의 기존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해제하고 재건축초과이익 환수를 2년간 유예하며 다주택자에게 양도세를 중과하는 제도를 없앤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대뜸 강남 혹은 부자들만 혜택 주는 거라고 비판하는데, 꼭 그런 것만도 아니고, 정부안대로 되지 못할 것도 있어 보인.

 

강남 투기과열지구 해제는 국토부가 할 수 있지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나 재건축초과이익부담금 징수 중지는 국회가 정부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문제는 국회가 부자, 서민 좌우를 살피느라 정부안을 장기계류시키거나 무산시키기 일쑤라는 것이다
 

국회가 올해와 내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다주택자는 도로 50%, 60%씩 되는 불합리한 세금을 내야 한다. 세율이 무거워 불합리하다는 게 아니다. 시가 10억원 짜리 집 한 채를 가진 부자는 세를 한 푼 안내도 되지만 1억원짜리 집 두 채를 가진 서민은 50% 세를 내야 하는 어이없는 제도가 지금의 양도세제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다주택자가 무슨 잔말이냐는 식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불합리한 세제로 집을 팔지 않거나 못 파는 이들이 늘면 전세난이 가중되어 결국 무주택 서민이 가장 어려워진다.

 

정부와 여야 국회가 엉켜 표류시키고 있는 부동산 정책, 제도는 또 있다.

 

지난번 정부의 8.18대책은, 다주택자가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살고 있는 집이 1채일 경우 양도세를 면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지금 법원에는 이사갈 집을 미리 사놓고 살던 집을 팔아서 일시적 2주택자가 된 임대사업자가 양도세를 중과 받고 소송 중이다. 정부나 법원이나 임대주택을 뺀 나머지 주택이 2채 이상이면 무조건 양도세를 중과해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법에 따르면 현재 일시적 2주택자는 양도세 중과를 적용받지 않게 되어 있다.  헷갈릴 수밖에. 이 문제는 정부가 세부규정을 명확히 마련해 교통정리를 하고 있지 못한 상태다.

 

리모델링은 또 어떤가?

지난번 분당 보궐선거 때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다투어 1기 신도시 리모델링을 촉진시키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그 뒤엔 여야가 다 어영부영하고 있다. 정부는 안전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며 여야가 제시하는 수직증축형 리모델링안을 반대하고 있다.

 

서울 지역 아파트에선, 지금은 비록 단지별 준공년도에 따른 연한 규제가 있지만, 예전엔 20년을 넘기면 재건축 할 때가 된 거라는 인식이 공유됐다. 그런데 1기신도시 아파트는 서울 아파트보다 유난히 튼튼하고 오래 가게 지었다는 것인지, 새로 법을 정해 준공후 40년이 지나야 재건축할 수 있게 묶어놓았다

신도시 주민들로선, 40년이 지나기 훨씬 전부터 낡아지는 
집을 고칠 필요가 있고 경제적 부담을 덜 방도를 찾는 게 당연하다그런데 정부는 신도시 주민들이 리모델링으로 재건축처럼 돈벌이를 하려는 거라고 보고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반대하는 듯하다. 1기 신도시 주민들은 집을 최소 40년은 무조건 갖고 살고, 낡거나 내진 설계 안 된 것은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이 문제에 정부나 의회가 주민을 지원한다는 관점에서 설득력 있고 현실성 있는 방도를 내놓은 것을 아직 못봤다. 별 관심조차 없는 것처럼 보인다. 

시민단체 등 일각에선 요즘 정부가 다주택자 규제를 푼다면서 다주택자와 부자만 옹호하는 부동산정책을 편다고 주장한다. 그런 부분도 있다. 그런데 다주택자와 부자가 반드시 겹치지는 않는다. 다주택자라도 실은 중산층 내지 서민 범주에 넣어 마땅할 사람들이 부자를 겨냥한 규제에 함께 묶여 있는 예가 적지 않다. 이런 부분을 세밀하게 따져서 규제를 합리화하는 정책이 필요한데, 정책에 그런 배려가 없다. 부자를 '조지고' 서민을 위하는 모양새를 갖추려는 노력은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중산층의 경제적 이해를 배려하려는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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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서울 강남 지역 가락시영아파트의 용도지역을 2종에서 3종으로 높이는재건축 정비구역 지정안을 통과시켰다.

 

가락시영은 6600가구다. 단일 재건축 단지로는 서울 최대 규모다.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8106가구로 재건축할 계획이었지만 이번 종상향으로 용적률 285.98%를 적용받아 최고 35층 아파트 8903가구를 짓는다. 단 재건축 가구수를 늘리면서 임대주택과 일반분양주택을 함께 늘리는 조건이다. 가락시영은 조합분 7724가구, 임대주택 1179가구로 구성해서 임대주택은 959가구, 조합분은 583가구를 더 지을 수 있다. 앞으로 같은 방식으로 둔촌주공 등 강남일대 재건축단지도 종상향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박원순 시장은 임기 중 공공임대주택 8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공약했지만 SH공사 재원만으로는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재건축단지 종상향을 통한 임대주택 늘리기는 서울시 말대로 서울시와 조합이 윈-윈 하는 길이다. 서울시는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고 시민(조합원)들은 새 집 마련에 따르는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다.

 

적어도 이번 서울시 조치를 보면, 신임 박원순 시장이 시민의 이해를 무시하지 않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평가할 만하다. 전임 오세훈시장이 시민(부자든 서민이든)이 원하는 정책보다 자기가 발상한 정책(이를테면 디자인 서울’)에 골몰한 것과 대조된다.

 

모름지기 위정자는 그저 대중이 원하는 것을 첫째 agenda로 삼으면 될 텐데 어째서 불쑥 한강 르네상스니 4대강이니 하는 다분히 독창적인(?) 사업을 내놓고 논란 속에 밀어붙이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하기는 과거 참여정부도 양극화하는 민생경제를 첫째 관심사로 삼지 않았다. 참여정부 고위공직자 말을 빌리면 엉뚱하게도 권위주의 불식에 힘썼다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뽑아놓고 보면 지도자가 엉뚱한 소리를 하니까 요즘 사람들이 좌우 다 필요 없고 상식대로 하자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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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에도 유행이 있다.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부동산 투자가, 주가 흐름이 좋을 때는 주식 투자가 유행하는 식이다. 요즘 유행은 내외 경기가 안 좋다 보니 현금 흐름과 안정성을 중시한다. 다달이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 역시 다달이 현금이 나오는 즉시연금보험이나 월지급식 펀드 같은 것이 관심을 끌고 있다.

 

주로 금융회사에 소속을 둔 재테크 전문가들은 부동산에 너무 쏠려 있는 자산을 펀드나 예금 등 금융자산으로 적절히 옮겨놓을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특히 베이비부머라면 쓸 데 없이 큰 집을 갖고 있기보다 팔아서 작은 집을 사고 일부는 연금 수입을 주는 펀드나 보험에 드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내 생각엔 반만 맞는 얘기다거품 낀 부동산은 속히 처분하고 현금을 확보해두는 것은 어느 때나 필요하지만 펀드 혹은 연금보험 같은 저축성 보험에 목돈을 묻는 것은 신중하게 생각해 볼 문제다.

 

우리 경제엔 지금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이 커져 있다. 이 마당에 펀드로 고수익을 내려면 파생상품 투자밖에 뾰족한 길이 없는데 이거야말로 위험을 무릅쓰는 투자다. 그런가 하면 저축성보험은 인플레 리스크에 취약하다. 뿐만 아니다. 최근 저축은행 사태나 투자자문회사의 파생상품 투자 실패 같은 예에서 보듯 금융사에 돈을 맡기면 금융사가 자산을 잘못 운용하는 리스크까지 져야 한다.

 

그럴 바엔 거품이 적은 부동산을 골라 장기 보유하면서 실거주로 실속을 챙기거나 임대수익,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게 낫다. 부동산은 인플레 리스크에 강하다. 디플레에 취약하다지만 불황 때 저평가된 가치는 경기가 살아날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펀드에 들 때처럼 남에게 맡겼다 돈을 잃을 위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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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저축은행 등 이번에 영업정지 된 저축은행에 예금한 고객들이 예금보호와 가지급금, 예금이자 지급에 관해 잘 알지 못해 혼란을 겪고 있는 것 같다. 언론도 일부 혼선을 보인다.

가지급금은 예금보험공사가 2개월 동안 지급한다. 예금자들은 최대 2,000만원 한도로 가지급금을 신청해 돈을 받을 수 있다. 단, 이자는 은행의 영업정지가 풀린 뒤에 가지급금을 제외한 나머지 원금과 함께 받게 된다. 가지급금 신청은 중도해지와 달라서 예금자가 가지급금을 받더라도 약정이자를 손해보지 않는다. 단, 은행이 다시 정상화될 때만 그렇다. 그렇지 못하면 이자를 당초 약정이율대로는 받지 못한다.

영업정지 된 저축은행은 영업정지 기간에 자본을 확충해서 다시 정상화하거나 다른 우량회사에 인수될 수도 있고 파산․청산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 자체 재정상화 혹은 인수 후 정상화 될 경우엔 영업 재개 뒤 예금자에게 당초 약정금리를 준다. 영업정지 기간 중 만기가 지난 예금엔 만기 후 이율을 적용해준다.

만약 파산․청산되면 예금보험공사가 예보 지정 이자율이나 시중은행 평균금리 중 낮은 것으로 이자를 준다. 시중은행 평균금리는 보통 저축은행 약정금리보다 1~2% 포인트 정도 낮으므로 이자 손해를 봐야 한다. 이 경우도 영업정지 기간 중 만기가 지난 예금엔 만기 후 이율을 적용해준다.

따라서 예금자로서는 각자 은행의 운명을 예측해서 판단해야 한다. 은행이 장차 파산할 것 같다 싶으면 서둘러 최대한 가지급금을 받아서 다른 금융회사에 예치하는 게 이자 손실을 줄이는 길이다.

반대로 저축은행의 소생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 약정금리도 다른 금융사보다 높다면 가지급금을 받지 않고 만기까지 그대로 예금을 유지하는 게 낫다. 은행이 다시 정상화하면 예금 전액에 해당하는 약정금리를 고스란히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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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집값 침체가 심하다. 올 들어선 점점 가속이 붙는 느낌인데, 중형 아파트를 기준으로 웬만한 집은 한창 때 비해 족히 30%는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이 와중에 시세가 비교적 덜 떨어지는 집이 있고, 한창 때 시세를 고수하는 집도 있고, 오히려 오르는 집도 있다. 대개 역세권이며 학군이며 생활편의시설 같은 필수 인프라를 갖춘 요지에 있되 새 집이거나, 낡은 집이라도 장차 가격을 올릴 만한 호재가 있거나 당장 공급이 달리는 소형 아파트처럼 실수요가 몰리는 경우다. 집값에서 거품이 빠지면서 옥석이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지금 같은 시기엔 자산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까.  

 

단기로 볼 때 지금은, 자금 여유가 있는 투자자라면 느긋하게 가치 있는 집을 골라 손에 넣을 기회다
 

어쩌면 집값이 예서 더 떨어질 수도 있으니 현찰을 쥐고 있는 게 안심 아닐까?

현찰은 늘 인플레에 노출되어 있다는 게 문제다. 리만브라더스 사태 이래 세계가 디플레 도래를 막고자 돈을 쏟아 붓는 지금은 더 그렇다.
그런데 지금 같은 글로벌 인플레 조장책은 결국 실패해 디플레가 닥칠 수도 있고 일부 논자가 주장하듯 성패와 상관없이 궁극적으로 디플레로 귀결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현금 보유가 상책이다. 실례로 1990년 초 이래 장기 디플레에 빠진 일본에선 현금 보유가 자산관리의 상책으로 통한다. 2010 6월 기준으로 일본 전체 가계 금융자산 1445조 엔 중 55.7%806조 엔이 현금과 예금이다.

 

우리나라에도 디플레가 닥칠까.

조짐이 없지 않다. 집값 하락도 그렇지만 최근 생필품 가격이 뛰면서 서민가계가 소비를 줄이는 현상 등이 나타나는 걸 보면 불길하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미래를 쥔 관건은 아무래도 해외요인이다미국과 유럽, 중국 경제가 디플레에 빠지지 않는다면 우리도 디플레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경제는 인플레가 정상태다. 디플레는 비정상태다. 현대 세계는 1929년부터 2차 세계대전까지 15년간은 대공황과 불황을 치러냈지만 그 이후엔 장기 디플레를 겪지 않았다. 우리나라 현대 경제사도 인플레의 역사다. 1980 500원 하던 자장면은 지금 5, 6천원으로 10배 이상 뛰었고 사립대 등록금은 30만원에서 800만원으로 25배 이상, 3천만원 하던 서울 20평 아파트는 10배 넘게 뛰었다.

현금은 연 5% 월복리로 계산해서 15년이 지나야 2배, 30년이 지나야 4배 액수가 된다. 연 10% 월복리로 계산하면 15년이 지나야 4배다. 1980, 90년대엔 정기예금 금리가 연 10%였던 걸 감안해 80년 이후 현재까지 30년 사이 월복리로 예치했다고 가정해도 현금은 7배로 불어나는 정도다.

 

글로벌 경제가 일시 비틀거려도 결국은 정상태로 회귀하리라고 믿는다면 여전히 부동산 투자를 할 만하다. 디플레가 올 거라고 비관한다면 부동산 투자를 접고 현금 예금을 늘리거나 금, 은을 사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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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동남권 신공항 건설계획을 막판에 백지화했다. 공항 건설에 돈이 많이 들지만 여객수요도 적고 KTX도 수요를 떨어뜨려 결국 적자 본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영남 지역과 야권을 필두로 대통령이 선거공약을 어겼다며 비난하고, 언론이 대서특필 하고 있다.

 

공항 같은 공공 서비스 시설은 초기 설비투자 부담이 크다. 수요가 많더라도 사기업이 나서서 짓기 어렵다. 수요가 많은데 공항이 없으면 시장 실패(market failure)가 된다. 그렇다고 정부가 나서서 수요도 없는 공항을 짓는다면 정부 실패(government failure)가 된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 이슈도 이런 이론틀로 바라볼 수 있다.

 

정부가 내놓은 입장은 곧이곧대로 들으면 더 이상 정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걸로 풀이할 수 있다. ? 그동안 지방공항 건설이 실패를 거듭해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엔 인천공항을 빼면 16개 시도에 14개의 지방공항이 있다. 거의 시도마다 하나 꼴이다. 인천까지 포함해서 전체 15개 공항 중 인천, 김포, 김해, 제주 공항을 빼고 11곳이 적자다. 지난해엔 507억원, 전체로는 최근 5년간 2000억원의 적자가 쌓였다. 단지 적자를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적자 실태가 가관이다.

 

울진공항은 1999년 말 착공해 1300억원쯤 들여 지었다. 그런데 승객이 없어 항공사가 취항을 꺼렸다. 결국 10년 넘게 문도 못 열었다. 이 일을 AFP통신은 '2007년 세계 10대 황당 뉴스'로 선정했다. 2008년 말 정부는 울진공항을 조종사 양성용 비행훈련원으로 사용한다고 공표했다.

 

예천공항도 공사비 386억원을 들여 지었는데 승객이 없어 2004년 폐쇄됐다.

전북 김제공항은 수요 예측을 과대포장 했다는 감사원 지적을 받고 2004 5월 공사를 중단했다. 그대신 480억원을 들여 사들인 공항 부지를 배추와 고구마를 심는 농민에게 임대했다.

 

그런데도 2007년 말 전남 무안에는 새로 3000억 원 들인 국제공항이 개항했다. 이른바 서남권 거점공항이라 했는데, 지난 해 하루 평균 이용객은 고작 274명이었다. 2002년 영동권 거점이라며 건설한 양양공항도 작년 하루 평균 이용객이 달랑 24명이었다.

 

공항 건설엔 막대한 국민 세금이 쓰였다. 그러고도 적자공항이 양산됐다. 지금도 적자가 쌓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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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2일 정부(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가 새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다.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완화를 끝내는 대신 올해 말까지 생애 최초 주택자금 대출지원을 연장하고 취득세율은 절반으로 낮추고 민간택지 건설 주택의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한다는 게 골자다.

 

DTI 규제 완화를 끝내기로 한 것은 때 늦기는 했으나 잘 했다. 가계부채가 800조원을 넘었는데도 도무지 줄어들 기세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짚고 넘어갈 게 있다. DTI 규제 도입은 노무현 정부 때 부동산 정책 분야에서 유일하게 칭찬할 만한 일이었다. 그걸 풀어 빚을 대폭 키운 책임을 정부는 면키 어렵다. DTI 규제는 풀었다 조였다 할 게 아니라 현재 수준 정도면 늘 지속하는 게 옳다. 나라 경제엔 가계발 금융부실 사태를 예방한다는 점에서 좋고, 부동산금융 소비자엔 능력 범위에서 빚을 지게 하므로 바람직하다.

 

분양가 상한제 정책도 지금처럼 풀었다 조였다를 반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2007, 8년에 그랬듯이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예고하면 건설사가 밀어내기식 고가 분양을 집중적으로 쏟아내기 마련이다. 결국은 악성 미분양 사태가 빚어지면서 건설사와 주택 소비자, 금융과 내수에 주름이 지고 도로 상한제 폐지 정책이 나온다.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첫째, 정책제도에 일관성이 있어야 건설사나 소비자나 장기 안목으로 적응할 수 있다. 둘째, 분양가 상한제 같은 규제는 안 하는 게 좋다. 규제가 없다 해서 건설사나 투자자가 터무니없는 분양가를 주고 받는다면 종당에는 비합리적 투자에 따른 대가를 치르고 말 것이다. 부동산시장도 경제에 공짜 점심이 없다는 이치를 실감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정상적인 길로 갈 수 있을 것이다.

 

취득세 감면 정책도 답답하다. 정부 정책이 초단기로 오락가락해 시장 질서를 왜곡한다.

이번 취득세 감면 조치가 나오기 전, 행정안전부는 작년(2010) 말 종료 예정이던 취득·등록세 감면(4%→2%) 혜택을 올해(2011) 말까지 1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종전에는 모든 주택에 대해 일률적으로 취득·등록세를 50% 깎아줬지만 2011년부터는 취득가액이 9억원 이하인 주택을 취득하는 1주택자만 깎아주고, 1주택자라도 취득가가 9억원을 넘는 집을 취득하거나 다주택자라면 본래 법정세율에 따라 취득세를 내라는 것이었다. 올해부터는 등록세를 취득세에 통합해, 9억원 이하 1주택 취득자가 부담할 취득세는 2%, 나머진 4%로 되었다. 

그런데 이번 조치는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9억원 이하 1주택 취득자가 부담할 취득세는 1%, 나머진 2%로 낮춰준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최근 집을 산 사람들은 멋도 모르고 손 빠르게 움직인 꼴이 됐다.

 

더구나 정부는 이번 취득세율 추가인하 조치의 구체적 시행일도 언급하지 않았다. 행정안전부는 취득세 감면시기를 부동산 대책 발표날(322)부터 적용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계부처인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간 협의가 필요하고 마지막엔 국회가 지방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줘야 한다. 그런 가운데 안양호 행안부 2차관은 취득세 감면시기를 소급적용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세제가 불과 몇 달 뒤를 알 수 없을 만큼 급변하지만 소급적용은 안 한다는 것이다.

 

현 정부는 주요 부동산 세제를 분명한 정책 방침을 세워 정하기보다 그때그때 시장 상황 봐가며 유지하거나 유예하는 식으로 정책을 시행하는 게 많다. 노무현 정부가 과감하게 부동산을 규제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도로 풀었다 하면서 변덕이 심하다고 비판 받은 걸 교훈 삼는 모양이다. 그렇다고 이렇게 소신이 불분명해 보이는 태도로 세제를 조변석개, 단기 운용하는 게 잘 하는 거냐고 묻고 싶다.

Posted by 300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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