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22.11.03 쇠퇴하는 세계화
  2. 2020.04.05 글로벌 불황 얼마나 오래 갈까
  3. 2017.10.24 기술 변화는 소득 양극화를 부른다?

한때 왕성했던 세계화(globalization) 트렌드가 쇠퇴하고 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원 Douglas A. Irwin의 최근 연구보고에 따르면, 1870년 이후 세계화 추세는 4개 국면으로 나눠볼 수 있다.

국면 1: 1870년 이후 1차 대전 발발 전까지. 교통 발전으로 경제 통합이 진전됐다.

국면 2: 1차 대전 발발 후 2차 대전 종전까지. 대공황 기간 고조됐던 보호무역주의와 전쟁에 따른 경제 혼란으로 세계화가 후퇴한 시기다.

국면 3: 2차 대전 종전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까지. 글로벌 경제 통합과 국제 경제 협력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확대된 시기다. 세계 각국에서 경제 자유화가 수용됐고 대형 신흥시장에서 무역 장벽이 제거됐다. 2008년 무역개방지수(trade openness index, 글로벌 GDP 대비 무역액의 비율)가 60.1%로 정점을 찍었다.

국면 4: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제 통합이 쇠퇴하면서 ‘느린 세계화(slowbalization)’ 내지 탈세계화(deglobalization)가 이어지는 시대. 중국과 미국이 상호 무역장벽을 세우고 첨단 기술 분야에서 자급자족을 추구하는 쪽으로 돌아선 점, 코로나 사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이 탈세계화에 탄력을 더하면서 2021년 무역개방지수는 57.2%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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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심각한 경기 침체에 빠졌다. 리서치 회사 TS롬바드는 GDP 규모로 세계 2위 경제 대국 중국이 올해 잘 해야 2% 성장하리라고 예상한다. 

Peter S. Goodman에 따르면 21세기 세계는 세계화가 지구촌의 집단 재난에 보험이 되어준다는 생각을 발전시켰다.(The New York Times, Why the Global Recession Could Last a Long Time, 4.1) 

세계화한 경제 구도 속에서 세계는 지구촌 일부에 경제 재난이 닥치더라도 지구촌 다른 곳이 경제를 성장시키면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르는 충격을 덜어주리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직후 발생한 글로벌 불황은 세계화가 지구촌의 집단 재난에 보험이 된다는 생각을 의심하게 했다. 지금은 더 그렇다. 그야말로 어디에도 피난처가 없는 글로벌 비상사태가 닥쳤기 때문이다.

처음 중국 우한에서 유행병이 출현했을 때는, 중국이 문을 닫으면 애플이나 제너럴 모터스 같은 국제적 대기업들이나 중국 시장에서 판매 손실을 겪으리라는 관측이 있었다. 설사 타격을 입더라도 여름께는 회복하리라고 봤다. 하지만 전염병이 이탈리아로, 유럽 전역으로, 미국으로 퍼지자 세계 어디나 공급망과 수요에 타격을 받았다.

이 불황이 얼마나 오래 갈까.
역병이 언제까지 지속되느냐에 달린 문제일 것이다.

Ed Yong을 비롯한 식자들이 짐작하기로, COVID-19 사태가 끝나려면 지금 스웨덴이 하는 실험처럼 상당수 인류가 역병에 걸리고도 살아남아 항체를 만들거나, 아니면 백신이 개발되어야 한다.(How the Pandemic will end, The Atlantic, 3.25) 짧게 잡아도 1년은 글로벌 불황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어쩌면 더 오래 갈 수도 있다. 
리서치사 IHS Markit은 최근 연구에서 대부분의 경제가 COVID-19 이전 생산량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2~3년이 걸릴 거라고 밝혔다. 

불황이 오래 가면 갈수록 생산력이 파괴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금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대량 실업과 파산은 사회적 비용을 늘리고 투자와 혁신을 고갈시켜 산업을 장기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다. 유엔 무역 개발 회의(UNCTAD: United Nations Conference on Trade and Development)는 올해 전 세계 외국인 직접 투자(FDI)가 40퍼센트 줄어들 거라고 예측했다.  역병이 진정된 뒤에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사람들의 경계감이 지속될 수 있고 그럴 경우 소비자지출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과거 미국인들은 대공황 이후 몇 년 동안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크게 늘렸는데 이제 다시 그럴 수도 있다. 세계 경제 활동 비중에서 소비자지출이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점을 생각하면 앞으로 경제 성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개발도상국은 상황이 부쩍 나빠졌다. 통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수입 식품과 연료에 더 많은 돈을 치러야 하는 처지가 됐고, 그렇지 않아도 많은 빚을 진 정부가 파산 위기에 몰리고 있다. 가뜩이나 미흡한 의료 시스템은 전염병으로 아예 붕괴 위기에 처했다.
유엔 무역 기구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부터 내년 말까지 개발도상국들은 약 2조 7천억달러의 빚을 갚아야 한다. 평시 같으면 대부분 부채를 차환할 수 있지만 최근 경제위기로 자금 이탈이 일어나면서 투자자들이 신규 대출에 더 높은 이자율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미 유엔 기구는 남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 대한 2조 5천억달러어치 구제를 요청한 상태다.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1조 달러 대출, 채권자들로부터 1조 달러 부채 탕감, 건강 회복을 위한 5,000억달러 추가적인 지원을 패키지로 만들었다. 

일각에서는 낙관도 나온다. 중국이 바이러스를 누르고 업무 복귀를 시작했으며 글로벌 경제에 곧 다시 온기가 돌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 공장들이 다시 활기를 띠면 대만에서 만들어진 컴퓨터 칩, 잠비아에서 채굴된 구리, 아르헨티나에서 재배한 콩이 다시 판로를 얻게 될 것이다. 그렇더라도 미국이 여전히 역병과 싸우고 유럽이 경기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남아프리카가 융자를 얻지 못한다면 중국 상품 수요도 제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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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발전하면 사람들 소득 분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근 미국을 대상으로 연구한 IMF, 기술 변화가 소득 양극화를 이끈다고 전했다.

 Tao Zhang* (IMF Deputy Managing Director) 에 따르면 최근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소득 분배 양극화가 심화됐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통계로, 미국 가정의 절반 이상이 2000년보다 소득이 낮다.

 *미국 비즈니스 경제학회(National Association for Business Economics) 59차 연례회의에서 Tao Zhang(IMF Deputy Managing Director)의 연설, ‘세계 경제, 도전과 기회(Global Economic Challenges and Opportunities)., 9 25Cleveland, Ohio

 그림 왼쪽은 중간 소득(middle income) 1/2과 두 배 사이를 차지하는 미국 가정, 이른바 중산층(middle class)의 비중이 낮아지는 추세를 보여준다. 중산층은 꾸준히, 뚜렷하게 감소했다.

 


 중간층에서 떨어져나온 사람들 중 약 3분의 2는 중위임금(median wage)의 절반 이하를 버는 그룹, 곧 소득 분배의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런 현상은 오른쪽 그림에서 중위 소득(median income) 50 % 미만을 버는 인구 비율이 증가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 현상을 가리켜, 일부 경제학자들은 선진국 경제가 중산층을 도려내고 있다고 얘기한다.

 최근 IMF는 미국을 연구한 결과 소득 양극화의 상당 부분이 기술 변화와 관련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반숙련 작업 자동화와 오프쇼어링(off-shoring,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기는 것)이 소득 양극화를 부른다고 한다. 자동화나 오프쇼어링 이전의 일자리 다수가 중류층에게 소득을 제공했던 점을 감안하면 반숙련 작업 자동화와 오프쇼어링을 초래한 기술 변화는 곧 중산층 몰락을 촉진한 요인이라고 생각된다.

 중산층이 줄어드는 사이 소득과 부(wealth)는 상위층으로 집중됐고 전체적으로 지난 15년간 미국 총소비를 약 3.5% 감소시켰다. 총소비 감소는 총수요에 중요한 역풍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가구 소득의 수준과 분배 측면에서 불균형이 커지다 보니 사회 정치적 부산물로 유권자들의 정치적 불만, 세계화에 대한 반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예전엔 선진 시장에서나 신흥 시장 경제에서나 더 통합되고 세계화된 세계 경제가 일자리와 높은 생활수준을 만들어낸다는 생각이 있었다. 이젠 더 이상 그렇지 못하리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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