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년 정부의 다주택자 압박은 주택 투자자의 매수세를 이른바 '똘똘한 한채'로 집중시켜 집값 폭등을 불렀다. 덕분에 서울 강남 등 요지에 고가주택을 보유한 이들은 가장 크게 득봤다. 
 
다주택자 규제는 민주당 정부가 본격화했지만 현 정부 들어서도 유지되고 있다. 우리나라 정당과 정부는 왜 보유주택 수로 세금을 차별 부과할까. 재산에 세금을 물린다면 집이 몇채든 땅이 얼마든 재산 총액에 비례해 물리면 될텐데 이렇게 단순명료한 세제를 쓰지 않는다. 이유가 뭘까.

추측컨대 그 이유는 경제합리적인 것이라기보다 정치적인 것이다. 이를테면
첫째, 집값이 뛸 때 위정자를 탓하는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다주택자에게로 돌릴 수 있다.
둘째, 무주택자와 1주택자에게 면세 혜택을 주면서 표를 얻을 수 있다.  
셋째, 강남 요지에  '똘똘한 한채'를 보유한 정부 관리와 정치인이 득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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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IMF Blog는 세계 대도시 집값 하락을 경고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복된 세계 주요 도시 집값이 최근 일제히 대규모로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다. 호주, 캐나다, 유럽 등 여러 지역 중앙은행들도 같은 우려를 표했다. 

집값 또는 부동산 시세는 경제나 금융 안정과 긴밀한 연계가 있다. 최근 수십년간 발생한 은행위기 중 절반 이상이 주택 가격 급등락으로 이어졌다. 

보기 그림은 2013년부터 2018년 2분기까지 국가별(주요 선진국과 신흥시장국), 주요 도시별 연평균 실질 집값 변화율(%)을 보여준다. 
더블린 집값은 매년 10%가 올라 선진국 주요 도시 중 최고기록을 냈다.
이머징 마켓 도시 중에서는 상하이가 매년 9% 가까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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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공동주택 재건축 허용 연한을 늘리고 안전진단은 강화하는 카드를 꺼내들 기세다. 

공동주택 재건축 연한은 과거 20년이던 것이 차차 늘어 40년이 됐다. 주로 정부가 아파트 값 안정을 도모하면서 연한이 늘었다. 그러다 2014년 박근혜 정부가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쓰면서 30년으로 줄였다. 이번엔 아파트 값 안정을 위해 도로 늘릴까 한다는 거다. 

연한을 과연 늘릴지, 늘린다면 어떻게 늘릴지 아직 구체안이 나온 건 없다. 시장에서는 주로 ‘도로 40년으로 늘리지 않겠느냐’고 본다. 그렇게 되면 지금 기승을 부리는 강남 아파트 값 안정에 도움이 되리라는 관측도 있고, 길게 보면 그렇지 못하리라는 주장도 있다.  

재건축 연한 조정을 놓고 갑론을박 하는 건 새삼스러울 게 없다. 지금 아쉬운 건, 정책 당국자나 시장이나 온통 아파트 시세만 놓고 논의를 한다는 점이다. 지진 대비를 위해 재건축이 필요하다는 얘기는 전연 들리지 않는다. 우리나라엔 지진이 나지 않나?

웬걸, 우리나라는 근래 포항, 경주 등지에서 진도 4를 넘는 큰 지진을 겪었다. 일본 대지진 이후 우리나라 전 국토가 흔들리고 지진 에너지가 쌓여 큰 지진이 날 위험성이 커졌다는 얘기도 들린다. 

대비는 형편없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금 전국 내진 대상 민간 건축물 중 내진 설계가 된 것은 고작 20% 정도다. 경주, 포항 등지를 포함한 경북 지역 내진율도 비슷하다. 수도 서울에서 내진 설계가 된 건물은 18.3%라고 한다. 전국 평균치도 안된다. 

우리나라에 내진설계 규정이 도입된 것은 1988년. 그 전에 지은 아파트는 내진설계가 안 됐다. 사정이 이래서 필자는 지진 전문가가 아니지만 전부터 공동주택 재건축 연한을 줄여 서둘러 내진 설계를 하게 하자고 주장했다. 적어도 1988년 이전에 지은 아파트만이라도 서둘러 내진설계를 해서 재건축하게 해야 할 것이다. 

집값 올려 한몫잡으려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 시장이나 정부나, 지진이 나면 온통 지진 얘기만 하고 집값이 뛰면 집값 얘기만 하고. 그 사이 재건축에 지진 이슈를 연결하는 발상은 설 자리가 없어 보이는 게 안타까워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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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집값 침체가 심하다. 올 들어선 점점 가속이 붙는 느낌인데, 중형 아파트를 기준으로 웬만한 집은 한창 때 비해 족히 30%는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이 와중에 시세가 비교적 덜 떨어지는 집이 있고, 한창 때 시세를 고수하는 집도 있고, 오히려 오르는 집도 있다. 대개 역세권이며 학군이며 생활편의시설 같은 필수 인프라를 갖춘 요지에 있되 새 집이거나, 낡은 집이라도 장차 가격을 올릴 만한 호재가 있거나 당장 공급이 달리는 소형 아파트처럼 실수요가 몰리는 경우다. 집값에서 거품이 빠지면서 옥석이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지금 같은 시기엔 자산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까.  

 

단기로 볼 때 지금은, 자금 여유가 있는 투자자라면 느긋하게 가치 있는 집을 골라 손에 넣을 기회다
 

어쩌면 집값이 예서 더 떨어질 수도 있으니 현찰을 쥐고 있는 게 안심 아닐까?

현찰은 늘 인플레에 노출되어 있다는 게 문제다. 리만브라더스 사태 이래 세계가 디플레 도래를 막고자 돈을 쏟아 붓는 지금은 더 그렇다.
그런데 지금 같은 글로벌 인플레 조장책은 결국 실패해 디플레가 닥칠 수도 있고 일부 논자가 주장하듯 성패와 상관없이 궁극적으로 디플레로 귀결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현금 보유가 상책이다. 실례로 1990년 초 이래 장기 디플레에 빠진 일본에선 현금 보유가 자산관리의 상책으로 통한다. 2010 6월 기준으로 일본 전체 가계 금융자산 1445조 엔 중 55.7%806조 엔이 현금과 예금이다.

 

우리나라에도 디플레가 닥칠까.

조짐이 없지 않다. 집값 하락도 그렇지만 최근 생필품 가격이 뛰면서 서민가계가 소비를 줄이는 현상 등이 나타나는 걸 보면 불길하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미래를 쥔 관건은 아무래도 해외요인이다미국과 유럽, 중국 경제가 디플레에 빠지지 않는다면 우리도 디플레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경제는 인플레가 정상태다. 디플레는 비정상태다. 현대 세계는 1929년부터 2차 세계대전까지 15년간은 대공황과 불황을 치러냈지만 그 이후엔 장기 디플레를 겪지 않았다. 우리나라 현대 경제사도 인플레의 역사다. 1980 500원 하던 자장면은 지금 5, 6천원으로 10배 이상 뛰었고 사립대 등록금은 30만원에서 800만원으로 25배 이상, 3천만원 하던 서울 20평 아파트는 10배 넘게 뛰었다.

현금은 연 5% 월복리로 계산해서 15년이 지나야 2배, 30년이 지나야 4배 액수가 된다. 연 10% 월복리로 계산하면 15년이 지나야 4배다. 1980, 90년대엔 정기예금 금리가 연 10%였던 걸 감안해 80년 이후 현재까지 30년 사이 월복리로 예치했다고 가정해도 현금은 7배로 불어나는 정도다.

 

글로벌 경제가 일시 비틀거려도 결국은 정상태로 회귀하리라고 믿는다면 여전히 부동산 투자를 할 만하다. 디플레가 올 거라고 비관한다면 부동산 투자를 접고 현금 예금을 늘리거나 금, 은을 사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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