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서울 강남 지역 가락시영아파트의 용도지역을 2종에서 3종으로 높이는재건축 정비구역 지정안을 통과시켰다.

 

가락시영은 6600가구다. 단일 재건축 단지로는 서울 최대 규모다.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8106가구로 재건축할 계획이었지만 이번 종상향으로 용적률 285.98%를 적용받아 최고 35층 아파트 8903가구를 짓는다. 단 재건축 가구수를 늘리면서 임대주택과 일반분양주택을 함께 늘리는 조건이다. 가락시영은 조합분 7724가구, 임대주택 1179가구로 구성해서 임대주택은 959가구, 조합분은 583가구를 더 지을 수 있다. 앞으로 같은 방식으로 둔촌주공 등 강남일대 재건축단지도 종상향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박원순 시장은 임기 중 공공임대주택 8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공약했지만 SH공사 재원만으로는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재건축단지 종상향을 통한 임대주택 늘리기는 서울시 말대로 서울시와 조합이 윈-윈 하는 길이다. 서울시는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고 시민(조합원)들은 새 집 마련에 따르는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다.

 

적어도 이번 서울시 조치를 보면, 신임 박원순 시장이 시민의 이해를 무시하지 않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평가할 만하다. 전임 오세훈시장이 시민(부자든 서민이든)이 원하는 정책보다 자기가 발상한 정책(이를테면 디자인 서울’)에 골몰한 것과 대조된다.

 

모름지기 위정자는 그저 대중이 원하는 것을 첫째 agenda로 삼으면 될 텐데 어째서 불쑥 한강 르네상스니 4대강이니 하는 다분히 독창적인(?) 사업을 내놓고 논란 속에 밀어붙이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하기는 과거 참여정부도 양극화하는 민생경제를 첫째 관심사로 삼지 않았다. 참여정부 고위공직자 말을 빌리면 엉뚱하게도 권위주의 불식에 힘썼다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뽑아놓고 보면 지도자가 엉뚱한 소리를 하니까 요즘 사람들이 좌우 다 필요 없고 상식대로 하자는 것 아니겠는가.


Posted by 300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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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공동주택 재건축 허용 연한을 단축하지 않는다고 한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공동주택 재건축 연한은 20년인데 서울시는 자치단체 조례로 최장 40년을 고집하고 있다. 1981년 이전에 준공된 아파트는 20, 1982∼1991년 준공된 아파트는 22∼38, 1992년 이후 준공된 아파트는 40년 이상 지나야 재건축이 가능하다. 재건축 연한을 관청이 정하고 보니 낡은 집을 고쳐 살고 싶은 시민의 불만이 있다. 그래서 서울시의회가 재건축 최장연한을 10년 단축하는 취지로 조례 개정을 수 차례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재건축 연한 단축이 필요하다면 가장 큰 이유는 건물안전일 것이다.

작년에 서울시는 건물안전에 문제가 있어서 재건축 연한 단축이 필요한지 알아보자며 학계와 시민단체 등의 추천을 받아 공동주택 재건축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자문위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기술용역을 맡겨 샘플 공동주택 11곳을 조사하고 나서 모두 재건축이 필요 없을 정도로 안전하니 현행 기준 유지가 적정하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자문위 의견을 고스란히 반영할 태세다.

 

눈길을 끄는 것은, 자문위원인 건설기술연구원의 채창우 연구위원이 내진 설계를 이유로 허용연한을 단축해야 한다는 주장에 답해 "내진과 허용연한을 연관시키면 재건축 대상이 너무 많다" "내진과 허용연한을 별도로 접근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는 보도(아시아경제 3 8), 자문위가 진도 3~4 정도의 내진성능 개선을 목적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파이낸셜뉴스 38)’고 밝혔다는 보도다.

 

이건 이상하다. 종합하면, ‘진도 4를 넘는 지진이 날 경우 무너질 집이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 그러니지진을 대비하자며 재건축하자는 주장은 옳지 않다 얘기로 들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내진설계 규정이 도입된 것은 1988년이라 한다. 그 전에 지은 아파트는 내진설계가 안 됐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내진설계가 반영된 건물은 10%뿐이고, 지은 지 20년이 넘은 시내 아파트 10채 중 약 7(강남과 송파, 양천, 노원, 강동, 도봉구에 밀집해 있다)는 지진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아시아경제 3 12)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은 모두 60여 차례이고 지진 횟수도 해마다 늘고 있으며, 1978 9월 충북 속리산 부근에서 진도 5.2의 지진이 났고 2004년엔 경북 울진 동쪽 약 80km 해역에서 진도 5.2의 지진이 발생했다. 전문가들 말로는, 이번에 일어난 일본 대지진은 인근에 지진 에너지를 축적시켜 우리나라에도 지진 가능성을 높인다고 한다.

 

사실이 그렇다면 서울은 서둘러 재건축을 해야 할 것이다. 적어도 1988년 이전에 지은 아파트만이라도 빨리 해야 할 것이다. 서울시는 시민의 재건축 연한 단축 요구를 주로 집값 올려 한몫잡겠다는 것이라고 보고 집값 안정을 위해 시가 버텨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재건축 연한 단축을 요구하는 속셈이 무엇이든 내진설계가 안 된 아파트라면 재건축을 더 늦춰서는 안 된다. 지진 우려가 현존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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