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경제, 외교 등 다방면에서 충돌이 잦다. 미-중 분쟁을 우려하는 미국 지식인의 시각을 소개한다. Joseph S. Nye, Jr. 교수(하버드대)가 평론매체 Project Syndicate에 최근 기고한 What Could Cause a US-China War?(2021.3.12)을 발췌했다. //

역사가 투키디데스(Thucydides)는 고대 그리스 세계를 분열시킨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두 가지 이유로 일어났다고 전했다. 하나는 아테네의 부상, 다른 하나는 아테네의 부상이 기성 권력 스파르타에 만들어낸 공포다. 

역사를 보면 변화하는 힘의 균형을 잘못 인식한 사례가 많다. 예를 들어, 1972년 중국을 방문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당시 미국은 쇠퇴하는데 소련은 부상해서 미국에 점점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보고 국제 균형을 맞추려 했다. 그러나 당시 닉슨이 이해한 ‘미국의 쇠퇴’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세계 생산에서 인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가 정상 상태로 복귀하는 현상이었을 뿐이다. 닉슨은 다극성(multipolarity)을 선언했지만, 20년 뒤  소련은 사라졌고 미국 단극 체제(unipolar moment)가 나타났다. 

오늘날, 일부 중국 분석가들은 미국의 저력을 과소평가하고 중국의 지배를 예측한다. 일부 미국인들은 중국 권력을 과대평가하거나 과소평가한다. 둘 다 위험한 계산 착오가 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은 새로운 냉전이나 열전을 일으킬 수 있는 과장된 공포를 피해야 한다. 그리고 변화하는 권력관계에 대한 오해를 피해야 한다.

달러로 환산하면 지금 중국 경제는 미국 경제의 3분의 2 정도 규모다. 향후 중국과 미국의 성장률을 어떻게 가정하느냐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많은 경제학자들은 2030년대쯤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지도자들은 향후 미중간 관계를 건설적 관계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인정할 것인가, 아니면 두려움에 굴복할 것인가? 중국 지도자들은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할 것인가, 아니면 중국과 미국 양자간 힘의 분배가 변화하는 가운데 세계 공공재 생산에 협력하는 법을 배울 것인가?

설사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된다 해도 국민소득만이 지정학적 힘의 척도는 아니다. 소프트파워에서는 중국이 미국에 크게 뒤지고 있고, 미국의 군사비 지출은 중국의 4배 가까이 된다. 최근 몇 년간 중국의 군사력이 증가하고는 있지만, 군사력 균형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분석가들은 중국이 서태평양에서 미국을 배제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한편 미국은 한때 세계 최대의 무역 경제국이자 최대 대출국이었지만, 오늘날에는 미국을 가장 큰 무역 파트너로 꼽고 있는 나라가 57개국인 데 비해 중국을 가장 큰 무역 파트너로 꼽는 나라가 거의 100개국이다. 중국은 향후 10년 동안 일대일로 이니셔티브(Belt and Road Initiative)로 글로벌 인프라 프로젝트에 1조 달러 이상을 대출할 계획이지만 미국은 글로벌 지원을 축소했다. 중국은 시장 규모뿐 아니라 해외 투자와 개발 지원으로 경제력을 얻을 것이다. 미국에 비해 중국이 전반적으로 힘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의 균형은 판단하기 어렵다. 미국은 중국의 취약 분야와 대비되는 몇 가지 장기적인 전력 우위를 유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는 지정학이다. 미국은 향후 계속 우호세력으로 남을 것으로 보이는 바다와 이웃 국가들로 둘러싸여 있다. 중국은 14개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인도, 일본, 베트남과의 영토 분쟁은 중국의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를 제한한다.

에너지는 미국이 유리한 또 다른 분야다. 10년 전만 해도 미국은 수입에너지에 의존했지만 셰일혁명은 북미를 에너지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탈바꿈시켰다. 동시에, 중국은 중동으로부터의 에너지 수입에 더욱 의존하게 되었고, 해로를 통한 에너지 운송에서 인도와의 갈등  관계가 부각되는 문제를 안고 있다.

미국은 인구통계학적 이점도 가지고 있다. 앞으로 인구 기준으로는 유일하게 글로벌 순위(3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주요 선진국이다. 최근 몇 년간 미국의 인구 증가율은 둔화되었지만 러시아, 유럽, 일본처럼 마이너스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다. 반면 중국은 "부자가 되기 전에 늙어간다"고 두려워한다. 두려워하는 게 옳다. 인도는 곧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가 되면서 중국을 추월할 것이고, 인도의 노동력은 2015년에 정점을 찍었다.

미국은 21세기 경제 성장의 중심인 핵심 기술(바이오, 나노, 정보)에서도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일부 분야에서는 유능하게 경쟁하고 있지만 세계 톱 20대 연구 대학 중 15개는 미국에 있고, 중국에는 없다.

팍스 시니카(Pax Sinica)와 미국의 쇠퇴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힘의 원천이 되는 자원(power resources)의 전체 범위를 제대로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자만심은 항상 위험하지만 과장된 두려움도 과잉 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마찬가지로 위험한 것은 미국의 쇠퇴를 믿고 중국이 더 큰 위험을 무릅쓰게 이끄는 중국 민족주의의 팽창이다. 양측 모두 계산 착오를 조심해야 한다. 결국, 우리가 종종 직면하는 가장 큰 위험은 우리 자신이 저지르는 오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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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에 세계가 다 어렵지만, 나라마다 위기 대처를 달리 하면서 성장률에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유럽이 상대적으로 타격을 크게 입는데, 산업구성 측면에서 관광 산업 비중이 큰 점도 한몫한다. 9월 16일 OECD가 발표한 전년 대비 올해 성장률 예측치로, G7 그룹 내 성장률이 가장 높은 나라와 낮은 나라 간 차이가 6.7%p나 된다.  
 
강대국 중 중국은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미국은 마이너스 성장을 하지만 3% 안팎으로 비교적 소폭이다. 코로나 방역에 선방한 우리나라는 -1% 안팎이므로 타격이 적다.

반면 영국은 무려 -10% 안팎이다. 예상이 맞는다면 1709년 ‘대혹한(Great Frost)’ 이후 300여년 만에 최악의 경기 침체다. 영국의 성장률은 1·2차 세계 대전이 끝난 1919년 -8%, 1945년에도 -4% 성장에 그쳤으니 이번 경기 침체가 얼마나 심한지 짐작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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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이후 줄어들던 세계 탄소 배출량이 다시 늘기 시작했다. 기후 변화에 따르는 환경 재앙 위험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IMF 발표에 따르면 2017년 세계 탄소 배출량은 전년 대비 1%, 2018년에는 2% 늘었다.

21세기 들어 탄소 배출을 주도한 나라는 단연 중국이지만, 최근엔 기여도가 낮아졌다. 근래 몇 년간 중국 내 재생 에너지 투자가 늘고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에서 경제 성장이 촉진된 덕이다.

중국 대신 인도와 다른 신흥 시장국이 탄소 배출을 늘리고 있다.

2018년 세계 탄소 배출 증가세에 가장 크게 기여한 나라는 중국, 인도, 미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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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뛰고 있다. 11월 들어 시중 은행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많게는 0.26%포인트까지 올랐다. 이른바 ‘트럼플레이션(Trumpflation)’ 곧 트럼프발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선거 때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면 경기 부양 위해 정부 재정을 풀어 1조 달러 인프라 투자를 하겠다’고 공약했다.

정부가 재정을 많이 풀면 시중 통화량이 급증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생겨 돈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그럼 채권 투자자는 손해본다. 채권 만기 때 받을 원금과 이자는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채권 투자자들이 채권 매도에 나서자 공급이 넘치면서 채권 값은 떨어지고, 채권값과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금리는 뛰어올랐다.

글로벌 경제 중심국 미국에서 물가와 금리가 뛰면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 미국 시장에서 인플레이션 전망이 생기고 채권 금리가 오르니 글로벌 물가와 금리도 뛰고, 우리나라 시장금리도 오름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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