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이션 우려가 일고 있다.


2012년 6월 이후 1년 반 동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 2.5%를 밑돈다. 한국은행이 설정한 2013~2015년중 물가 안정 목표(연 2.5~3.5%)의 하한선에도 못미친다.

1998년 외환위기 전 연평균 7%대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연 2.7%다. 1990년대 이래 장기 소비자물가도 하락 추세다.

경제성장률까지 하락세다. 1990년대 성장률은 연평균 6.7%였는데 2000년대 들어서는 연 4.6%로 내려앉았다. 금융위기 뒤론 연 3%다.


 

 

앞으로도 성장 속도나 물가상승률이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러다 물가상승률이 아예 마이너스로 돌아설지도 모르겠다.


물가상승률이 제로 이하로 떨어지는 상황을 네거티브 인플레이션이라 하는데, 정의상 디플레이션(deflation)에 포함된다. 디플레이션은 총수요가 총공급에 못미쳐 물가가 장기 하락하고(sustained fall), 생산과 투자가 줄고, 고용이 나빠지고, 자산 시세도 떨어뜨린다. 일본이 대표사례다. 일본은 1980년대에 주식과 부동산 시장 과열로 형성된 버블이 1990년대 초 붕괴된 이래 장기 디플레이션 수렁에 빠졌다.


우리도 경계해야 한다. KDI도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와중에 집값이 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는데,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얘기다. 집값 떨어지면 서민들에겐 좋은 얘기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막상 그렇게 되면 디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커지고, 그래서 정말 디플레이션이 닥치면 서민이고 부자고 할 것 없이 다 어려워진다. 부자는 버틸 자산이라도 있지, 가난한 사람들만 더 큰 생활고에 시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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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에도 유행이 있다.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부동산 투자가, 주가 흐름이 좋을 때는 주식 투자가 유행하는 식이다. 요즘 유행은 내외 경기가 안 좋다 보니 현금 흐름과 안정성을 중시한다. 다달이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 역시 다달이 현금이 나오는 즉시연금보험이나 월지급식 펀드 같은 것이 관심을 끌고 있다.

 

주로 금융회사에 소속을 둔 재테크 전문가들은 부동산에 너무 쏠려 있는 자산을 펀드나 예금 등 금융자산으로 적절히 옮겨놓을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특히 베이비부머라면 쓸 데 없이 큰 집을 갖고 있기보다 팔아서 작은 집을 사고 일부는 연금 수입을 주는 펀드나 보험에 드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내 생각엔 반만 맞는 얘기다거품 낀 부동산은 속히 처분하고 현금을 확보해두는 것은 어느 때나 필요하지만 펀드 혹은 연금보험 같은 저축성 보험에 목돈을 묻는 것은 신중하게 생각해 볼 문제다.

 

우리 경제엔 지금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이 커져 있다. 이 마당에 펀드로 고수익을 내려면 파생상품 투자밖에 뾰족한 길이 없는데 이거야말로 위험을 무릅쓰는 투자다. 그런가 하면 저축성보험은 인플레 리스크에 취약하다. 뿐만 아니다. 최근 저축은행 사태나 투자자문회사의 파생상품 투자 실패 같은 예에서 보듯 금융사에 돈을 맡기면 금융사가 자산을 잘못 운용하는 리스크까지 져야 한다.

 

그럴 바엔 거품이 적은 부동산을 골라 장기 보유하면서 실거주로 실속을 챙기거나 임대수익,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게 낫다. 부동산은 인플레 리스크에 강하다. 디플레에 취약하다지만 불황 때 저평가된 가치는 경기가 살아날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펀드에 들 때처럼 남에게 맡겼다 돈을 잃을 위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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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집값 침체가 심하다. 올 들어선 점점 가속이 붙는 느낌인데, 중형 아파트를 기준으로 웬만한 집은 한창 때 비해 족히 30%는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이 와중에 시세가 비교적 덜 떨어지는 집이 있고, 한창 때 시세를 고수하는 집도 있고, 오히려 오르는 집도 있다. 대개 역세권이며 학군이며 생활편의시설 같은 필수 인프라를 갖춘 요지에 있되 새 집이거나, 낡은 집이라도 장차 가격을 올릴 만한 호재가 있거나 당장 공급이 달리는 소형 아파트처럼 실수요가 몰리는 경우다. 집값에서 거품이 빠지면서 옥석이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지금 같은 시기엔 자산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까.  

 

단기로 볼 때 지금은, 자금 여유가 있는 투자자라면 느긋하게 가치 있는 집을 골라 손에 넣을 기회다
 

어쩌면 집값이 예서 더 떨어질 수도 있으니 현찰을 쥐고 있는 게 안심 아닐까?

현찰은 늘 인플레에 노출되어 있다는 게 문제다. 리만브라더스 사태 이래 세계가 디플레 도래를 막고자 돈을 쏟아 붓는 지금은 더 그렇다.
그런데 지금 같은 글로벌 인플레 조장책은 결국 실패해 디플레가 닥칠 수도 있고 일부 논자가 주장하듯 성패와 상관없이 궁극적으로 디플레로 귀결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현금 보유가 상책이다. 실례로 1990년 초 이래 장기 디플레에 빠진 일본에선 현금 보유가 자산관리의 상책으로 통한다. 2010 6월 기준으로 일본 전체 가계 금융자산 1445조 엔 중 55.7%806조 엔이 현금과 예금이다.

 

우리나라에도 디플레가 닥칠까.

조짐이 없지 않다. 집값 하락도 그렇지만 최근 생필품 가격이 뛰면서 서민가계가 소비를 줄이는 현상 등이 나타나는 걸 보면 불길하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미래를 쥔 관건은 아무래도 해외요인이다미국과 유럽, 중국 경제가 디플레에 빠지지 않는다면 우리도 디플레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경제는 인플레가 정상태다. 디플레는 비정상태다. 현대 세계는 1929년부터 2차 세계대전까지 15년간은 대공황과 불황을 치러냈지만 그 이후엔 장기 디플레를 겪지 않았다. 우리나라 현대 경제사도 인플레의 역사다. 1980 500원 하던 자장면은 지금 5, 6천원으로 10배 이상 뛰었고 사립대 등록금은 30만원에서 800만원으로 25배 이상, 3천만원 하던 서울 20평 아파트는 10배 넘게 뛰었다.

현금은 연 5% 월복리로 계산해서 15년이 지나야 2배, 30년이 지나야 4배 액수가 된다. 연 10% 월복리로 계산하면 15년이 지나야 4배다. 1980, 90년대엔 정기예금 금리가 연 10%였던 걸 감안해 80년 이후 현재까지 30년 사이 월복리로 예치했다고 가정해도 현금은 7배로 불어나는 정도다.

 

글로벌 경제가 일시 비틀거려도 결국은 정상태로 회귀하리라고 믿는다면 여전히 부동산 투자를 할 만하다. 디플레가 올 거라고 비관한다면 부동산 투자를 접고 현금 예금을 늘리거나 금, 은을 사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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