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는 최근 괜찮다. 성장률은 낮지만(전년대비 1% 안팎) 지난 6년간 '아베노믹스'로 재정적자를 줄였다. 실업률도 끌어내리고 여성 노동 참가율도 높였다. 

반면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낮다.(소비자물가 상승률 연 2% 이내) 무엇보다 인구가 늙고 줄어드는 속도가 빠르다. 인구 역풍이 거세지면서 거시 경제와 금융에 점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2012~2017년 사이 일본 인구는 100만명이 줄었다. 100만명이면 스톡홀름 전체 인구 수준이다.

향후 40년간 총인구 중 65세 이상 비율은 현재 10명 중 3명에서 4명 가까이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력도 줄고 있다. 연금 수급자 1인당 근로자 수는 1990년 5.8명에서 2000년 3.9명으로 줄었다. 2025년엔 2.1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노동력 감소와 고령화가 진전되면 성장률과 생산성이 떨어진다. 정부가 감당해야 하는 의료와 사회보장 지출 부담은 늘어나고 과세 기반은 줄어든다. 결국 재정 문제가 심각해진다. 일본은 특히 공공부채 규모가 커서 안 그래도 재정 부담이 크다. 앞으로 공공부채 대규모 감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Posted by 300mun
,

기술이 발전하면서 일자리가 없어질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늘 그렇다. 세계사에서 멀게는 산업혁명 초기 러다이트 운동 때도 그랬고 1930년대 대공황 때도 그랬다. 1960년대 이후 생산성이 비약한 뒤에도, 1980년대 IT 혁명 초기에도 신기술은 늘 사람들에게 불안거리였다.

일자리를 잃을까 불안해하는 사람들에게 정부는 어떤 지원을 해야 좋을까.

G20 공동연구에 따르면 한 마디로 인적 자본을 강화해야 한다. 지난달 말 IMF가 내용을 정리해 밝혔다. 요약하면 세 가지다.

첫째, 노동 재배치를 원활히 하고 노동력이 낭비되는 시간을 줄이는 정책이 필요하다.

덴마크는 해고를 쉽게 할 수 있는 유연한 노동시장과 함께 실업자를 보호하는 안전망을 충실히 가동해서 노동 수급을 맞추고 실업률을 낮추고 있다.

둘째, 노동 능력에 투자해서 인력 자본을 강화해야 한다.

싱가포르에서는 성인 모두가 전체 직업 인생 중 어떤 단계에서든 원하는 교육훈련을 받을 수 있게 정부가 무조건 지원한다. 정부가 국민에게 평생 학습 기회를 줌으로써 공공지출이 교육에 미치는 효과를 높이고 교육 시장 수요에 부응한다.

셋째, 기술 진보가 가져오는 이익을 재분배하는 데 재정 여력을 쓸 필요가 있다.

캐나다에서는 최근 중간소득 계층이 부담하는 세율을 낮추고 소득공제 대상도 늘렸다. 재분배는 자칫 효율성을 해치지만 분배가 너무 불공평하면 경제성장에 해롭다. 어떤 소득계층도 기술 진보에 따른 이익을 누릴 수 있도록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Posted by 300mun
,

지난 달, 미국 Brookings 연구소가 ‘디지털화와 미국 노동력(Digitalization and the American workforce, 2017.11)’ 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2001년 이후 2016년까지 모든 산업에 걸쳐 미국 노동력의 90 %를 차지하는 545 개 직업에서 디지털 콘텐츠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분석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그간 고속으로 디지털화했고, 디지털 기술 수준이 높은 직업일수록 노동시장 내 비중이 빠르게 커졌다.

2002 년에 조사한 직업 중 56 %는 낮은 수준의 디지털 기술을 요했다. 약 40 %는 중급 기술을, 5 %만 높은 기술을 요했다. 하지만 2016 년까지는 고난도 기술을 요하는 직업의 점유율이 23 %로, 중급 기술을 요하는 직업이 48 %로 뛰었다. 반면 저급 기술을 요하는 직업은 56 %에서 30 %로 오히려 비중이 떨어졌다.




경제가 디지털화하는 가운데 보인 특징은 디지털화 수준에 따라 일자리 증가 추세가 불균등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디지털 수준이 높은 직종(컴퓨터 수학, 비즈니스 파이낸싱 등)이나 낮은 직종(음식 조리와 서빙, 건물 관리와 청소 등)에서는 일자리가 급속히 늘었다. 그러나 디지털 수준이 중간 정도인 사무직 행정직, 교육직 같은 중산층 직종에서는 일자리가 훨씬 적게 늘어났다. 디지털화가 일자리 수 양극화를 이끈 것이다. 

임금 수준이나 상승률도 디지털 수준에 따라 차이가 난다. 

2010 년과 2016 년 사이 디지털 수준이 높은 직업은 평균 0.8 % 이상 임금이 올랐지만 중간 수준 직업은 0.3 %만 올랐다. 반면 저급 디지털 직종은 오히려 0.2 % 떨어졌다.

2016 년에 고급 디지털 직종 종사자의 연평균 임금은 72,896 달러였다. 중급 디지털 근로자는 평균 48,274 달러를, 저급 디지털 직종 근로자는 평균 30,393 달러를 받았다.

디지털화가 자동화로 인해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서 직장인을 보호하는 정도 역시 디지털화 수준에 따라 차이가 난다.

2016년 현재 디지털 수준이 낮은 직종에서는 업무 중 거의 60 %가 자동화로 대치될 수 있는 상태다. 반면 고급 디지털 직종에서는 약 30 %만 자동화로 대치될 수 있는 상태다. 



Posted by 300mu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