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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1.19 재건축 연한 이슈에서 빠진 문제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공동주택 재건축 허용 연한을 늘리고 안전진단은 강화하는 카드를 꺼내들 기세다. 

공동주택 재건축 연한은 과거 20년이던 것이 차차 늘어 40년이 됐다. 주로 정부가 아파트 값 안정을 도모하면서 연한이 늘었다. 그러다 2014년 박근혜 정부가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쓰면서 30년으로 줄였다. 이번엔 아파트 값 안정을 위해 도로 늘릴까 한다는 거다. 

연한을 과연 늘릴지, 늘린다면 어떻게 늘릴지 아직 구체안이 나온 건 없다. 시장에서는 주로 ‘도로 40년으로 늘리지 않겠느냐’고 본다. 그렇게 되면 지금 기승을 부리는 강남 아파트 값 안정에 도움이 되리라는 관측도 있고, 길게 보면 그렇지 못하리라는 주장도 있다.  

재건축 연한 조정을 놓고 갑론을박 하는 건 새삼스러울 게 없다. 지금 아쉬운 건, 정책 당국자나 시장이나 온통 아파트 시세만 놓고 논의를 한다는 점이다. 지진 대비를 위해 재건축이 필요하다는 얘기는 전연 들리지 않는다. 우리나라엔 지진이 나지 않나?

웬걸, 우리나라는 근래 포항, 경주 등지에서 진도 4를 넘는 큰 지진을 겪었다. 일본 대지진 이후 우리나라 전 국토가 흔들리고 지진 에너지가 쌓여 큰 지진이 날 위험성이 커졌다는 얘기도 들린다. 

대비는 형편없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금 전국 내진 대상 민간 건축물 중 내진 설계가 된 것은 고작 20% 정도다. 경주, 포항 등지를 포함한 경북 지역 내진율도 비슷하다. 수도 서울에서 내진 설계가 된 건물은 18.3%라고 한다. 전국 평균치도 안된다. 

우리나라에 내진설계 규정이 도입된 것은 1988년. 그 전에 지은 아파트는 내진설계가 안 됐다. 사정이 이래서 필자는 지진 전문가가 아니지만 전부터 공동주택 재건축 연한을 줄여 서둘러 내진 설계를 하게 하자고 주장했다. 적어도 1988년 이전에 지은 아파트만이라도 서둘러 내진설계를 해서 재건축하게 해야 할 것이다. 

집값 올려 한몫잡으려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 시장이나 정부나, 지진이 나면 온통 지진 얘기만 하고 집값이 뛰면 집값 얘기만 하고. 그 사이 재건축에 지진 이슈를 연결하는 발상은 설 자리가 없어 보이는 게 안타까워서다. 



Posted by 300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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