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중인 롯데그룹 사태를 보면 ‘지배 구조가 기형이라 그렇다’는 지적이 많다.
주식회사는 주식을 많이 보유한 출자자가 경영권을 쥐는 법인데 롯데그룹은 오너 일가가 고작 2.41%의 지분으로 80개 계열사의 경영권을 쥐고 있다 보니 가족 분쟁이 곧바로 그룹 경영을 흔든다는 것이다.
어떻게 그러나?
순환출자를 하기 때문이다.
홍길동이 자본금이 100억원인 A사가 설립될 때 20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가 됐다 치자. 길동은 이사회에서 ‘B사에 출자하자’고 제안하고 A사의 자본금 중 절반을 떼어 출자하는 방식으로 B사를 세운다. 그럼 자본금 50억원짜리 B사가 새로 생긴다. 그런 다음 B사도 자본금 50억원 중 30억원을 출자해 C사를 세운다. 그럼 새로이 자본금 30억원짜리 C사가 만들어진다. 홍길동은 20억원 투자해 A사의 경영권만 지배하면 B사나 C사까지 지배한다.
순환출자 구조
좀 묘해 보이지 않는가?
묘한 게 또 하나 있다. 이제 맨 끝에 생긴 C사도 자본금 30억원 중 20억원을 떼어 A사에 출자한다. 그리고 A, B, C 기업 모두 회계장부에 타사에 출자한 사실은 적지 않고 출자 받은 부분만 장부에 적는다. 그럼 최초 A사가 출자한 돈은 100억원인데 A, B, C 세 회사의 장부상 자본금은 120억+50억+30억=200억원으로 늘어난다. 100억 원의 자본금(가공자본이라 한다)을 새로 꾸며내 200억원짜리 덩치의 기업집단이 생기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순환출자를 되풀이하면 점점 더 많은 가공자본이 보태지면서 기업 외형을 키울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10대 재벌의 총수 지분은 평균 0.9%, 총수 일가 지분을 다 합쳐도 평균 2.7%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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