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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4.02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문제는 무엇인가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 건설계획을 막판에 백지화했다. 공항 건설에 돈이 많이 들지만 여객수요도 적고 KTX도 수요를 떨어뜨려 결국 적자 본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영남 지역과 야권을 필두로 대통령이 선거공약을 어겼다며 비난하고, 언론이 대서특필 하고 있다.

 

공항 같은 공공 서비스 시설은 초기 설비투자 부담이 크다. 수요가 많더라도 사기업이 나서서 짓기 어렵다. 수요가 많은데 공항이 없으면 시장 실패(market failure)가 된다. 그렇다고 정부가 나서서 수요도 없는 공항을 짓는다면 정부 실패(government failure)가 된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 이슈도 이런 이론틀로 바라볼 수 있다.

 

정부가 내놓은 입장은 곧이곧대로 들으면 더 이상 정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걸로 풀이할 수 있다. ? 그동안 지방공항 건설이 실패를 거듭해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엔 인천공항을 빼면 16개 시도에 14개의 지방공항이 있다. 거의 시도마다 하나 꼴이다. 인천까지 포함해서 전체 15개 공항 중 인천, 김포, 김해, 제주 공항을 빼고 11곳이 적자다. 지난해엔 507억원, 전체로는 최근 5년간 2000억원의 적자가 쌓였다. 단지 적자를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적자 실태가 가관이다.

 

울진공항은 1999년 말 착공해 1300억원쯤 들여 지었다. 그런데 승객이 없어 항공사가 취항을 꺼렸다. 결국 10년 넘게 문도 못 열었다. 이 일을 AFP통신은 '2007년 세계 10대 황당 뉴스'로 선정했다. 2008년 말 정부는 울진공항을 조종사 양성용 비행훈련원으로 사용한다고 공표했다.

 

예천공항도 공사비 386억원을 들여 지었는데 승객이 없어 2004년 폐쇄됐다.

전북 김제공항은 수요 예측을 과대포장 했다는 감사원 지적을 받고 2004 5월 공사를 중단했다. 그대신 480억원을 들여 사들인 공항 부지를 배추와 고구마를 심는 농민에게 임대했다.

 

그런데도 2007년 말 전남 무안에는 새로 3000억 원 들인 국제공항이 개항했다. 이른바 서남권 거점공항이라 했는데, 지난 해 하루 평균 이용객은 고작 274명이었다. 2002년 영동권 거점이라며 건설한 양양공항도 작년 하루 평균 이용객이 달랑 24명이었다.

 

공항 건설엔 막대한 국민 세금이 쓰였다. 그러고도 적자공항이 양산됐다. 지금도 적자가 쌓이고 있다.

Posted by 300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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